아침에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오면, 저는 제일 먼저 책상부터 봅니다.전날 정리해 둔 노트, 충전 중인 노트북, 그리고 구석에 놓인 계산기 하나. 이 세 가지만 제자리에 있어도 하루가 조금은 덜 흔들리는 느낌이 듭니다. 현장은 늘 변수가 많고, 전화 한 통에 일정이 뒤집히는 일이 다반사라서, 적어도 제 책상만큼은 **“예측 가능한 공간”**으로 만들어 두고 싶었습니다. 예전에는 장비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되는 걸로 쓰면 되지”라는 생각이었죠. 그러다 어느 날, 행사 준비로 밤늦게까지 견적을 정리하던 중 노트북이 갑자기 멈춘 적이 있었습니다. 저장 안 된 파일이 한 번에 날아가는 걸 보고 나서야 깨달았습니다.장비는 사치가 아니라, 시간을 지켜주는 최소한의 약속이라는 걸요. 지금 제 책상 위에는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