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사 견적을 처음 만들던 시절, 기준은 늘 사람마다 달랐습니다. 같은 조건, 같은 규모의 행사인데도 누구는 높게, 누구는 낮게 산출했죠. 그 차이는 경험에서 나오기도 했고, 때로는 그냥 예전에 하던 방식이 그대로 굳어버린 경우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클라이언트가 “왜 이렇게 다르냐”고 물으면, 현장에서는 딱 떨어지는 답을 내놓기 어려운 순간이 자주 생겼습니다.
와우플래너를 만들게 된 출발점은 아주 단순한 생각이었습니다. 행사 견적에 ‘설명할 수 있는 기준’을 만들고 싶다. 얼마가 나왔는지보다, 왜 그 금액이 나왔는지를 보여주는 구조가 있으면 좋겠다고 느꼈습니다. 그렇게 되면, 오래 일한 전문가와 처음 행사를 준비하는 사람 사이의 거리도 조금은 줄어들 수 있을 거라고 믿었습니다.
개발을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한 일은, 지난 20년 동안 머릿속에만 있던 판단 기준을 하나씩 적어보는 작업이었습니다. 무대 크기, 음향 구성, 안전 요원 배치, 동선 설계, 우천 대비 비용까지. 평소에는 자연스럽게 계산하던 것들이, 막상 글로 옮기려니 생각보다 많은 갈림길이 보이더군요. 그리고 그때마다 스스로에게 이렇게 묻게 됐습니다. “이 상황에서는 왜 이 선택을 했을까?”
지금의 와우플래너는 아직 초기 단계입니다. 버튼 하나로 모든 답을 내놓는 완성된 도구는 아닙니다. 다만, 사용자가 어떤 조건을 선택했는지, 그 선택이 비용과 안전, 품질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눈으로 따라갈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있습니다. 숫자가 갑자기 튀어나오는 게 아니라, 선택의 흐름을 따라 결과가 만들어지는 느낌. 그게 이 플랫폼이 지향하는 방향입니다.
개발을 하면서 가장 흥미로웠던 점은, 기술보다도 기준을 정하는 과정이 더 어렵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코드는 결국 사람의 생각을 옮기는 도구일 뿐입니다. 그래서 이 프로젝트는 단순한 IT 개발이라기보다는, 그동안 현장에서 몸으로 배운 경험을 다시 정리하고 설계하는 작업에 가깝습니다.
이 게시판에는 그 과정을 그대로 기록하려 합니다. 잘된 선택도, 돌아가야 했던 판단도, 막혀서 멈췄던 순간도 숨기지 않고 남길 생각입니다. 와우플래너가 어떤 질문에서 출발했고, 어떤 고민을 거쳐 지금의 형태가 되었는지. 이 기록이 언젠가 비슷한 길을 걷는 분들에게 작은 참고서가 되기를 바랍니다.
행사 견적을 ‘감’이 아닌 ‘기준’으로 바꾸는 일.
와우플래너의 첫 걸음은 바로 여기서 시작합니다.
'WOW_플래너'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기준이 생각에서 화면으로 옮겨지던 날 (와우플래너 개발일지 #2) (0) | 2026.01.30 |
|---|